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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거짓으로 얼룩진 ‘마이너스의 손’이런저런재미있는것들 2010. 6. 28. 19:21
"생활 자체가 거짓이었다."
최근 법원 경매 전문 기업인 ㅈ그룹의 김 아무개 회장(59)이 검찰에 구속되었다. 부동산 경매 투자자들로부터 수백억 원을 가로채고, 허위 정보로 주가를 조작해 부당한 이득을 챙긴 혐의이다. 이 사건이 주목된 것은 그가 그동안 '재테크의 귀재'로 불리며 유명세를 떨쳐온 인물이기 때문이다.
'경매의 귀재'로 불렸던 ㅈ그룹 김 아무개 회장은 부동산 투자 관련 명강사로도 유명했다. ⓒ동아일보
김회장은 전국 각지에 있는 대학을 돌면서 강연을 하고, 경매 전문 신문사와 부동산 관련 케이블TV의 대표도 지냈다. 부동산 투자 관련 책을 10여 권이나 냈으며, 그가 운영한 포털 사이트의 재테크 카페에는 1만4천명이 넘는 회원이 몰렸다. ㅈ그룹은 부동산 경매뿐만 아니라 코스닥에 등록한 업체까지 인수하는 등 사업 영역을 확장해나갔다.
이렇게 겉으로는 성공 가도를 달리는 듯 보였지만, 내부적으로 그의 신화는 의심을 받기 시작했다. 손해를 본 투자자들의 불만이 갈수록 커졌다. 이들에게 김회장은 '미다스의 손'이 아니라 '마이너스의 손'이었다. 그가 추진하겠다고 한 사업 가운데 제대로 진행된 것은 없고, 그를 믿고 투자한 회원들의 돈은 증발해버렸다는 것이다.
< 시사저널 > 은 취재 도중 지난 2008년 5월 한 대학에서 그의 강연을 들은 후부터 투자를 시작했다는 김 아무개씨(33)에게서 김회장과 관련한 수십 건의 자료를 건네받았다. 여기에는 김회장이 그동안 무슨 사업을 어떻게 벌여왔고, 이로 인해 투자자들이 어느 정도 피해를 보았는지가 담겨 있었다. 김회장과 함께 2004년부터 5년간 함께 일했다는 ㅈ그룹의 전직 간부가 투자자들에게 밝힌 내용은 충격적이다.
그에 따르면 김회장의 신화는 출발부터 거짓이었다. 20만원으로 5백억원을 벌었다는 소문의 근거가 되어온 한 리조트 사업의 경우, 2004년 말 수십 명의 투자자들이 30여 억원을 모아 공동으로 낙찰을 받았다. 하지만 이 자금은 어디론가 다 소진이 되고, 이듬해 잔금을 제대로 치를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고 한다. 한 저축은행으로부터 40억원 넘게 대출을 받아 간신히 대금을 지불했지만, 2006년 저축은행에 대출금 상환이 되지 않아 재경매에 넘어가는 등 우여곡절이 심했다.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알려진 서울시 종로구의 한 상가 매입을 비롯해 부산시, 강원도 평창 등 전국의 주요 상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되풀이되었다고 한다.
김회장은 이러한 대형 물건을 경매한 경험을 실적으로 내세워 업계의 큰손으로 군림했다.
김회장이 투자자를 모아 공동 경매에 나섰던 서울시 종로구의 한 상가. ⓒ시사저널 윤성호
2008년부터는 상장 기업을 인수하는 M & A 쪽으로 사업 방향을 전환했다. 이때부터 거짓 정보를 흘려 주가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ㅈ그룹의 자회사로 편입된 한 상장 기업은 그해 5월 1천6백원대이던 주가가 불과 두 달여 만에 8천7백원까지 치솟았다.
김 아무개씨가 투자를 시작한 시기도 이때였다. 당시 김회장의 회사가 연일 상한가를 치자 많은 투자자가 몰려들었다고 한다. 김회장은 재테크 카페 유료 회원에게 비공개 채팅을 통해 정보를 흘리면서 투자를 권유했다. '비 온 뒤 해가 뜨고 무지개가 뜨면 주식이 오르는 날이다'라는 식으로 매수·매도 시기를 알려주기도 했다.
처음에는 김회장의 말대로 주가가 움직였다. 공시가 되기 전에 카페에 먼저 글이 올라왔다고 한다. 그러면서 계속적으로 투자를 유도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1천원대 이하로 곤두박질했다. 이 회사는 2009년 2월, 유가증권 시장에서 상장이 폐지되었다. 이에 앞서 김회장은 코스닥 등록 업체인 ㅅ사를 인수해 말을 갈아탔다. 이번에는 필리핀에 카지노 사업장을 열겠다며 기존의 투자자와 함께 새로운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김회장이 2008년 5월 재테크 카페에 올렸다가 삭제했다는 사업 진행 보고는 다소 황당했다. 필리핀 호텔의 카지노를 둘러싸고 국내 유명 호텔의 카지노팀과 인수 경쟁이 붙었지만, 실질적 권한을 가진 유력자를 설득해 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는 내용이다. 한국인인 이 유력자는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영부인 이멜다 여사와 가족같이 지내고, 아로요 대통령의 남편과도 함께 술을 마실 정도로 친숙해 필리핀 정부 관료들도 함부로 무시하지 못한다고 치켜세웠다.
ㅈ그룹은 또 2008년 12월 라오스에 있는 사파이어 광산 사업을 추진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라오스 정부가 빈곤 퇴치를 위해 보석 산업을 활성화하는 데 적극적이어서 현지 주지사 등과 협상한 끝에 정부로부터 지원을 약속받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두 가지 해외 사업 모두 이후 진척이 없었고, ㅅ사는 2009년 4월 상장이 폐지되었다. 이에 앞서 공시된 이 회사의 감사 보고서에는 필리핀 호텔 카지노 사업 진출 예상과 관련해 '김회장의 부정 계약으로 처리 예정'이라고 적혀 있다.
그 밖에도 김회장이 개입해 주가를 올렸다가 곧 휴지 조각이 되어버린 기업이 더 있을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이처럼 손을 댄 사업과 기업마다 문제가 생겼는데도 투자자들이 끊이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김회장은 평소 언론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는 한편, 유력 인사들과의 친분을 과시하는 등 이미지 관리에 상당한 신경을 썼다고 한다.
여당 중진 정치인들의 이름을 거론하는가 하면, 실제 전북의 한 도시 개발 건과 관련해서는 시장과 만나 담판을 짓는 모습도 보였다. 또, 중견은 물론 인기 연예인들과 친하다고 과시하며 엔터테인먼트회사를 하나 차려도 된다는 식의 농담도 했다고 한다. 심지어 비공개 채팅에서는 워렌 버핏의 아들이 참여하는 특수목적 법인을 설립해 택지 개발 사업에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회장은 ㅈ그룹이 '한국의 골드만삭스'가 될 것이라는 말을 자주했다고 한다. 올해 2월 초에도 그는 언론을 통해 한 코스닥 기업을 인수해 사업 영역 확장에 나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LCD 관련 업체인 이 회사의 사업 영역을 다각화해 "반드시 한국판 골드만삭스로 성장시키겠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회사 역시 지난 4월 중순 상장 폐지 결정이 내려졌다. 피해자 중 한 명은 "그동안 금감원과 신문고에 여러 차례 김회장과 ㅈ그룹의 문제점을 알려줬는데 제때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했을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회장측 입장을 듣기 위해 관련 회사 등에 연락했지만 통화를 할 수 없었다. 김회장은 그동안 투자자들의 손실금 상환 요구에 대해 사업 진행 과정에서 자신도 사기를 당한 피해자라는 입장을 보여왔다고 한다. ㅈ그룹 전 간부 등이 배신을 해 막대한 손실을 입혀놓고는 자신을 사기꾼으로 음해하고 있다는 주장도 해왔다. 그의 말이 사실인지 거짓인지는 검찰 수사에서 밝혀지겠지만, 그 결과와 상관없이 더 이상 '재테크의 귀재' '경매의 달인'으로 불리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출처 : 경매고수를 꿈꾸는 사람들글쓴이 : 로제 원글보기메모 : 이럴수가...'이런저런재미있는것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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