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 조지영 기자] "하아.. 제가 고3때 PC방만 안 갔어도 더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었을 텐데 말이죠."
영화 '건축학개론'에서 승민(엄태웅)의 첫사랑이자 이혼녀 서연 역을 맡은 한가인이 20일 TV리포트와 인터뷰에서 털털한 매력을 발산했다.
영화 속 승민과 서연의 모습을 가장 적절하게 표현해준 전람회의 '
기억의 습작'에 대해 한가인은 "이래 봬도 70~80년대 노래는 전부 섭렵하고 있다. 애늙은이 같지만 심지어 가사까지 외우고 다녔으니 알 만하지 않나? 나 역시 과거 서연(수지)처럼 고교, 대학 때 항상 CD플레이어를 들고 다녔고 당시 전람회 노래도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때도 수능 공부를 하면서 노래를 많이 들었어요. 아마 그게 없었다면 좀 더 좋은 성적을 받았지 않았을까 싶네요.(웃음) 거기서 살짝 에러가 났는데, 중요한 건 그 뒤였어요."
한가인은 얼굴에 웃음기를 가득 머금으며 "가장 결정적인 에러는 학창시절 가장 중요하다고 하는 고2에서 고3으로 넘어가는 겨울방학이었다. 집에서 학교로 가는 이동시간도 아깝다며 절친한 친구 세 명과 학교 앞 고시원에 들어갔다. 문제는 그 고시원 밑에 PC방이 있었다는 사실"이라며 흥미로운 반전 에피소드를 공개해 주위를 파안대소하게 했다.
그는 "결국 한 친구는 재수를 했고 또 다른 친구는 임용고시 재수를 하게 됐다. 그때 PC방만 안 갔어도.."라며 덧없는 회상에 잠겼다.
"당시에는 '아이러브스쿨' '
다모임' 등 동창생을 찾는 사이트가 유행했었어요. 한창 사람 찾느라 바빴고, 채팅하고..저도 그랬던 과거가 있었죠."
한가인은 배화여고 재학 당시 전교 5등을 할 정도로 학업 성적이 뛰어났다. 얼굴, 몸매, 거기다 공부까지 모든 게 완벽해 보이는 여자였지만 PC방 탈선(?)이라는 의외의 과거가 있었다니 한가인은 순진한 여자가 아니었다. 좀 놀아본(?) 털털한 동네 옆집 언니였던 셈이다.
'건축학개론'은 건축사무소에 근무중인 남자 승민(엄태웅, 이제훈)에게 대학시절 첫사랑이던 서연(한가인, 수지)이 찾아와 자신의 옛집을 새로 지어달라고 의뢰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봉준호 감독의 조감독 출신이며 '
불신지옥'을 연출한 이용주의 두번째 장편 영화로 22일 관객을 찾아간다.